현대차-LG, 코나 1조 리콜비 분담 전격합의

입력 2021-03-04 17:19   수정 2021-03-05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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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코나 전기차(EV) 리콜 비용 분담률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앞서 배터리 불량으로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차량 8만1701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지만,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두 회사는 차질 없는 리콜 실시를 위해 비용 분담에 신속히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담 비율은 3(현대차) 대 7(LG에너지솔루션) 수준이다.


현대차와 LG화학은 4일 각각 작년 4분기 경영실적을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리콜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금 형식으로 쌓으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줄었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1조6410억원에서 1조2544억원으로 정정했다. LG화학은 6735억원에서 1185억원으로 조정했다. 100%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리콜 충당금을 반영한 영향이다. 현대차와 LG화학이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866억원, 5550억원 줄인 것이다.

업계에선 양사의 리콜 비용이 1조원대 초반이며, 이 가운데 약 6000억원대 후반을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담 비율로는 70% 가까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고전압 배터리시스템을 모두 교체하는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2017년 11월~2020년 3월 생산된 코나EV, 아이오닉EV, 일렉시티 버스 등 8만1701대가 대상이다. 당시 현대차는 리콜 비용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는 2018년부터 코나EV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조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모두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및 관련 전문가들은 합동조사를 벌였고, 국토부는 배터리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발표 직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셀 제조 불량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사가 리콜 비용 분담률을 두고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총 1조원에 달하는 비용도 문제지만,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서 화재 발생 책임이 자사에 큰 것으로 결론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와 달리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격적으로 합의한 것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서 양사 간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국내 최대의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다. 또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갈등을 빚으면 경쟁사에 시장을 내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래 성장을 위해 양측이 대승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두 차례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에 장착될 배터리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다. 이 중 2차 물량 공급자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 이번 리콜은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도병욱/안재광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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