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전쟁' 시작됐다…대권구도 요동

입력 2021-03-04 17:18   수정 2021-03-05 00:29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해 사표 수리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윤 총장은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혀왔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그의 사퇴가 사실상 정계 진출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대선 구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총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표 내용은 윤 총장이 준비한 것으로,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숙고를 거듭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사의를 밝힌 뒤 한 시간여 만에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사표 수리와 관련한 행정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임기를 142일 남겨두고 중도 퇴진하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윤 총장이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주기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정계 진출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말해 사실상 정계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여야 대권 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도 수리하고 신임 민정수석에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비서관을 지낸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안효주/강영연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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