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열광하는 클럽하우스…페북·트위터도 만든다

입력 2021-03-05 07:44   수정 2021-03-05 11:26


음성 기반 채팅앱 클럽하우스(Clubhouse)의 전 세계적 인기에 트위터·페북 등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자들이 유사앱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수익화 모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분위기다.
페북, 대화형 팟캐스트 '파이어사이드' 연내 출시…수익화 초점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기존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채팅앱 파이어사이드(Fireside)를 개발하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SNS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자 페이스북 임원들이 직접 직원들에게 음성 기반 채팅앱 개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내놓을 파이어사이드는 '대화형 팟캐스트(Pod cast) 앱'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 수익화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라이브 방송에 손을 들고 대화에 참여하는 방식의 채팅으로 클럽하우스와 유사하지만, 여기에 녹음 기능을 추가해 콘텐츠 창작자 대상으로 수익화 옵션을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파이어사이드는 '토론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녹음 기능을 바탕으로 청취자들이 서로 비즈니스 조언을 하거나 사회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파워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이어사이드에 대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우리는 수년 동안 오디오 및 비디오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이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늘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트위터, 음성 SNS '스페이스'에 유료구독 '슈퍼 팔로우' 도입
트위터도 최근 실시간 음성 커뮤니티 서비스인 '스페이스(Spaces)'를 내놓았다. 현재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로 지난 1월 일부 iOS 사용자에게 개방했으며 최근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층을 확대했다.

스페이스에서 제공되는 기능은 클럽하우스와 유사하다. 사회자가 있고 참여자들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으며 스케줄링 기능도 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을 위해 자동 자막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클럽하우스가 안드로이드 버전이 없는 만큼, 선제적으로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해 가입자 선점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트위터는 가입자들을 위한 수익화 모델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트위터는 최근 회사가 주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일부 계정에서 유료 구독을 제공하는 '슈퍼 팔로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슈퍼 팔로우는 이용자가 인플루언서에게 월 구독료를 내고 여러 콘텐츠를 제공 받는 신개념 서비스다.

예컨대 트위터 최고 인기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방탄소년단(BTS)를 슈퍼 팔로우하면 구독자에게만 독점 제공되는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쇼핑 할인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트위터에 따르면 슈퍼 팔로우의 구독료는 월 4.99달러(약 5500원)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이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최소 75억달러(약 8조4000억원)의 연간 매출을 달성하고 가입자 3억1500만명을 끌어모은다는 목표다.
페북·트위터, 젊은층 이탈 가속화…수익화 모델로 차별화 모색
이용자 수익화 모델을 클럽하우스의 맹점으로 꼽힌다.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을 통해 앱 이용이 가능해 장벽이 높지만,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유명 인사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유튜브 또는 인스타그램, 틱톡처럼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수익모델이 아직은 없는 상태다.

페이스북, 트위터의 잇따른 유사앱 출시는 강력한 유인책 '수익화 모델'을 내세워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들 SNS 이용자 수는 인스타그램 부상과 틱톡 출시 등 신규 앱으로 인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에디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2~34세 미국인의 79%가 페이스북을 사용했으나, 2018년 67%, 2019년 62%로 떨어졌다. 2017년 8200만 명을 기록했던 12~34세의 페이스북 사용자는 2019년 61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인의 트위터 사용비율도 2017년 36%에서 2년새 29%로 감소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의 이탈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럽하우스, MZ세대 취향저격
클럽하우스가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건 MZ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선호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상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개성 있는 '차별화'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성향을 클럽하우스가 만족시키고 있어서다. 가입하기 위해 초대권이 필요한 특별한 조건과 선택받은 '인싸'(인사이더)의 느낌을 주며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카페에서 클럽하우스 초대권을 거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MZ세대"라며 "10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는 클럽하우스 이용을 위해 중고폰 거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고폰 재고관리 및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업체 유피엠에 따르면 중고폰 거래 건수는 지난해 1월 40만건에서 올해 1월 46만건으로 증가했다. 유상현 유피엠 대표는 "구형폰인 아이폰8은 오히려 가격 상승 조짐까지 보인다"며 "신제품 출시에 따른 교체 수요 증가, 외국계 유통업체 철수에 따른 국내 시장 개편과 함께 인싸템으로 관심이 높아진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중고 구매하려는 수요"라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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