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을 겨냥해 연일 '페이스북 정치'를 하고 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사진)이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선 상반된 반응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방향은 다르지만 유력 대선주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연일 안철수 치켜세우며 존재감 보여
홍준표 의원은 연일 안철수 후보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대권 도전을 마지막 여정으로 남겨둔 만큼 유력 경쟁자를 서울시장 선거로 보내고, 자신은 대권을 노린다는 시나리오인 셈이다.그는 올 1월 "될 사람은 된다"며 안철수 후보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안철수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도 불렸던 토론과 관련해선 금태섭 전 무소속 의원과의 제3지대 토론 직후 "과거 '안초딩'이라 불렀던 일 사과한다"며 거들기도 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윤상현 무소속 의원과 함께 직접 안철수 후보를 찾아 회동을 갖는가 하면, 이달 2일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몽니를 부리지 말라"고 저격했다.
홍준표 의원은 당장 국민의힘 복당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이에 안철수 후보를 띄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치고,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를 발판 삼아 국민의힘 내부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셈법. 일각에선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에서 낙선하더라도 대선 경쟁자 한 명은 자연스럽게 제칠 수 있다는 심산이다.
응원은 했지만…윤석열에 견제구 던지는 홍준표
윤석열 총장이라는 또 하나의 대권 주자를 두고도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윤석열 총장의 사퇴설이 돌자 홍준표 의원은 사퇴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지금 시점 사퇴가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홍준표 의원은 임기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석열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였다. 윤석열 총장이 임기를 마쳤다면 시기적으로 차기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총장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된 것 사건이 묻히게 될 것"이라며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다. 표면적으로 응원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쉬움을 표한 셈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모든 행보는 결국 그 초점이 대선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자 중 서울시장으로 선회한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응원을, 새롭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총장에게는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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