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기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류가 최소 다섯 번의 멸종 사건을 겪었으며, 최근에도 공룡 대멸종이 재현될 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가까운 거리에서 비껴간 사례를 언급하며 인류를 화성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인류가 화성에 가려면 지구 궤도를 벗어나는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50년간 반복된 방식에서 벗어났다. ‘재활용 로켓’을 고안해낸 것이다. 1단 발사체를 지상 및 무인 바지선에 착륙시키는 방법으로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회당 10억달러가 발생하는 NASA의 우주발사 시스템 대비 90% 이상 저렴한 9000만달러로 우주에 보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는 재사용 전의 비용이다.
14세기에 뱅킹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오프라인 은행이 이 역할을 담당했지만, 오늘날 이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스마트폰으로 은행계좌를 몇 분 만에 개설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탭하거나 바코드를 읽어 결제할 수 있다. 인터넷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현재 190개국이 넘는다. 2005년 케냐에 살았다면 메트리스 밑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안전한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케냐 사람들은 모바일머니 계좌를 통해 안전하게 돈을 보관하고 송금한다. 케냐 GDP의 40%가 엠페사로 불리는 모바일머니 서비스를 통해 거래된다. 이러한 변화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도 나타난다. 은행까지 가는 교통비가 한 달 수입과 맞먹는 탓에 10억 명이 넘는 사람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 모바일머니 계좌가 도입된 이후 30% 넘는 사람들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며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본원리로 돌아가 군더더기를 제거하자 은행 서비스가 주는 본질이 파악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새로움이 아니라 기본원리와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의 규제와 제도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의 기준으로 많은 것이 단단하게 확립된 사회에서 기본원리와 본질에 집중한 새로움은 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질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뱅킹 서비스가 선진국이 아닌 선대로부터 물려받을 것이 별로 없는 개발도상국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언제나 세상은 돌고 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의미는 혁신의 무용함이 아니라 본질의 중요함을 강조한 표현일 것이다.새로움과 혁신이란 과거의 변형이 아닌 본질의 재창조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기본원리로 돌아가
생각 재설계한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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