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국제음반산업협회(IFPF) 선정 '글로벌 아티스트' 정상에 올랐다. 한국 가수는 물론 비영권 가수로도 최초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BE'는 지난해 11월 발매됐음에도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7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의 통산 4번째 빌보드 200 1위 앨범 'MAP OF THE SOUL:7'은 지난 2월 27일 자 빌보드 200 차트 108위를 기록, 52주 차트인 기록을 달성했다. 1년 연속 빌보드200 차트인에 성공한 것. 음반 판매량만 봐도 방탄소년단이 세계 정상급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빌보드는 지난해 7월 13일(현지시간) MD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 등에 끼워 팔던 음반을 앨범 및 송 차트에 집계하는 관례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음반과 상품을 합쳐 하나의 물건처럼 가격을 책정하고 음반 가격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 판매량 집계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것.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과 묶어 판매하는 음반은 집계물이 아닌 '추가물'로 보고 집계에서 제외된다.
지난해까지 미국 음반 업계는 '끼워팔기'로 몸살을 앓았다. 의류와 기념품, 심지어 식음료까지 각종 상품이나 콘서트 티켓에 음반을 끼워 팔아 앨범 판매량을 높이려는 관행이 만연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트래비스 스콧, 칼리드 등 정상의 팝 스타들도 예외가 아니었고, 몇몇 국내 유명 아이돌들도 '번들 판매'로 비난을 받았다.
스포티파이 등 디지털 음원이 활성화 되면서 CD 등 전통적인 음반 판매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빌보드에 따르면 2019년 앨범 판매량은 2018년보다 17.7% 감소했다. 이는 닐슨뮤직이 1991년부터 앨범 판매량을 집계한 이후로 최저치였다.
결국 여러 상품에 '음반'을 끼워파는 '번들'(Bundles)이라는 꼼수가 등장했다. 트래비스 스콧은 모자·열쇠고리·콘서트 티켓과 음반을 묶어 판 데 힘입어 차트 정상에 올랐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2년 파파존스 피자와 앨범을 함께 팔았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빌보드는 지난해 1월 번들 앨범을 대응하기 위해 규정을 개선했지만 "소비자들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여전했다. 결국 7개월 여 만에 '번들 전면 폐지'를 선언했다.
몇몇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엔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흔들림없이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포브스는 "빌보드의 번들 규제로 모든 가수들이 영향을 받게됐다. 다만 방탄소년단을 제외하고"라고 평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2월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타이틀 곡으로 한 'MAP OF THE SOUL : 7'을 발표했고, 11월엔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Life Goes On'을 타이틀로 한 'Be'를 선보였다. 여기에 영어로 발표한 싱글 앨범 'Dynamite'까지 총 3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가온차트가 발표한 2020년 연간 앨범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2장의 앨범은 1, 2위를 석권했고,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앨범 누적 판매량 1000만 장을 달성했다. 미국에서는 총 154만 장의 앨범을 판매했고, 이는 미국 내 앨범 총 판매량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의 매출 중 앨범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달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는 방탄소년단 외에 세븐틴, TXT, 여자친구 등이 소속돼 있지만 2020년 상반기 기준 방탄소년단 관련 매출액 비중이 88%에 달할 정도다. 음반 판매 대부분이 방탄소년단의 업적이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만 방탄소년단의 앨범 발매로 빅히트는 음반, 음원 매출 1408억원을 기록했다"며 "이는 전해 동기 대비 1177% 상승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빅히트의 2021년 음반과 음원 매출은 4550억 원, 2022년엔 50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관측했다.
실물 앨범 판매량과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오디오 및 비디오 스트리밍 수치를 합산해 매기는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와 위켄드, 빌리 아일리시, 에미넴, 포스트 말론, 아리아나 그란데, 주스 월드, 저스틴 비버 등을 꺾고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이다. 프랜시스 모어 국제음반산업협회 회장은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평하면서 앞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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