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폭력과 극단주의의 중단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시간 5일 바그다드 대통령궁에서 바흐람 살레 대통령과 만나 "상대방을 같은 인류의 일원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만 효과적인 재건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밝혔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라크의 모든 종교인은 시아파 무슬림과 같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종교적 소수민족을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8일까지 3박 4일간 수도 바그다드와 나자프, 우르, 아르빌, 모술, 바크디다 등을 방문해 현지 기독교 사회 지도자와 교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나자프에서는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사상 첫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오랜 탄압과 박해로 고통받아온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연대감을 표시하고 즉위 이래 지속해서 추진해온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교황청 안팎에서는 이라크 현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치안 불안 등을 이유로 일정 연기를 제안했지만 교황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방문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여러차례 이라크 방문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라크 기독교 사회는 2003년 100만~140만명 규모였으나 전쟁과 내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의 공격으로 지금은 30~40만명 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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