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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 잡힐 줄 알았던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3월 들어서도 이어지자 곳곳에서 한숨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장영숙 씨(47)는 “대파와 상추, 양파까지 기본 반찬으로 내놓는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추가 주문을 받을 때마다 차라리 고기를 서비스로 더 내놓고 싶은 심정”이라며 “도대체 농산물 가격은 언제 꺾이느냐”고 물었다.
작년만 해도 대파는 다른 농산물 대비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지난해 ㎏당 최고 가격이 2792원에 불과했다. 외식 경기 침체로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난 영향이다. 이 때문에 농가에선 대파 대신 다른 작물을 심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대파 재배 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37% 줄었다. 지난해 말과 올초 기상악화로 작황도 좋지 않았다. 여기다 3월 들어 개학 등 단체급식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황이 역전됐다. 양파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도매시장에서 양파는 ㎏당 1000원을 넘지 않다가 지난달 1800원대로 치솟았다.
대파 가격이 치솟자 소분한 대파, 냉동 대파 판매량은 급증했다. 마켓컬리에서 1~2월 ‘한끼 대파’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9%, 냉동 대파 판매량은 57% 늘었다. 일반 대파 판매량이 약 30%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농촌경제연구원도 대파 가격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월 농업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봄 대파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6.6% 증가할 전망이다. 대파와 양파 가격이 오르자 두 작물을 재배하겠다는 농민이 늘었다.
양파도 전체 가격 하락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양파는 현재 ㎏당 1642원에 거래된다. 5월 31일에는 363원으로 77.8% 내려갈 전망이다. 양파 수입이 늘어난 것이 2분기에 본격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양파 수입량은 9791t으로 전년 동월(1519t) 대비 544% 증가했다. 양파 가격이 오르면서 민간 유통업자들이 수입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다른 작물도 하락세다. 고구마는 석 달 뒤엔 현재 시세(㎏당 2863원)보다 41% 떨어진 1687원(5월 31일), 오이는 73% 내려간 917원으로 예상됐다. 포도 배추 상추 마늘 양상추 파프리카 등 주요 작물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우와 돼지는 올해 도축 마릿수가 전년보다 각각 8.9%, 1.2%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한우는 83만~84만 마리, 돼지는 1768만3000마리가 도축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증가와 맞물리면서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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