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 GA코리아 회장(81)은 한국 골프계를 대표하는 원로다. 1982년 경기 용인의 골드CC 건설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에 135홀에 달하는 골프장을 세웠고 10년 넘게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지난 5일 용인 성균관대 GA골프R&D센터에서 만난 ‘한국 골프왕’의 눈은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 회장은 “성균관대 등과 손잡고 용인에 ‘골프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골프 지도자 배출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며 “40년간 동고동락하며 큰 도움을 받은 한국 골프계의 품격을 올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 골프가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콘텐츠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세계 골프를 석권하고 있지만 은퇴 선수 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은퇴 선수는 물론 만학을 꿈꾸는 사회 지도층이 골프 관련 지식을 쌓고 학위도 받는 과정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GA코리아가 성균관대와 손잡고 올해 선보인 ‘골프 매니지먼트 전공’은 일반대학원 과정이다. 국내 대학에서 골프를 주제로 석·박사 학위 과정이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사 학위는 24학점(2년 과정), 박사는 36학점(3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석·박사 통합과정은 57학점을 획득해야 한다.
수업은 크게 골프 비즈니스와 골프 티칭으로 나뉜다. 골프 비즈니스 관련 수업은 글로벌 골프산업이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 및 창업 정신을 다룬다. 골프 티칭 관련 수업은 학생들이 운동역학, 생리, 심리 등의 이론 수업과 현장 실습을 통해 효과적으로 티칭할 수 있는 골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경로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대 학장 등 10명의 성균관대 교수가 이론 수업을 주관하고, 실기 레슨은 임진한 프로와 이정연 프로가 맡는다.
이날 시작된 1기에는 이 회장을 포함해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87) 등 사회 원로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학문과 일에 열정이 있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용인아트투어랜드 조성을 위해 2019년 성균관대 미래도시융합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했던 것이 이 과정을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했다.
용인아트투어랜드는 이 회장이 구상한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산업과 주거가 합쳐진 미래형 스마트시티다. 2019년 이케아, 2018년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서면서 1단계 계획이 완료됐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첨단융합형 연구단지로 자리잡기 위해선 단지 내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골프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유·무형 자료들을 모아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한편 100억원을 출연해 골프계와 불우한 청장년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용인=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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