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카카오·신세계 물망

입력 2021-03-08 15:08   수정 2021-03-08 15:09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카카오, 신세계그룹 등 기존 전자상거래사업자는 물론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참전했다. 이번 인수전 결과에 따라 네이버, 쿠팡을 위협할 만한 새로운 강자가 탄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카카오와 신세계그룹, MBK파트너스,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에 투자설명서(IM)를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5조원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투자안내서를 받은 곳 중 관심을 보이는 업체와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엔 G마켓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이후 신규 플랫폼 G9 등을 선보이고 시장점유율을 60%까지 늘리며 업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네이버와 쿠팡이 세를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잃었다. 데이터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0년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으로, 네이버(26조8000억원)와 쿠팡(20조9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다.

전자상거래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베이코리아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전자상거래업계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 적자로 전환될지 모른다”며 “이베이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아직 경쟁이 덜한 신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누가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되느냐다. 이베이코리아가 다른 전자상거래업체에 넘어가면 기존 시장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SG닷컴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이 약 24조원으로 뛰어 업계 2위로 올라선다. 기존에 갖고 있는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 물류센터 등을 활용해 이베이코리아 물량을 조달, 사업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카카오도 단번에 전자상거래 강자 자리에 오를 기회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을 통해 커머스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급자들이 직접 뛰어드는 오픈 플랫폼이라기보단 소수 업체들이 입점하는 폐쇄형 플랫폼이다. 연간 거래액은 3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업계 경쟁자인 네이버에 비해 한참 뒤처진 수준이다.

거론되고 있는 업체들이 인수전에 모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이베이코리아의 사업 구조가 최근 업계 화두로 던져진 ‘빠른 배송’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업계 관계자는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알려진 카카오, 신세계그룹도 단지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뿐”이라며 “아직 인수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의지를 드러낸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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