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부제라더니…" 더현대서울, 발 디딜 틈 없었다 [현장+]

입력 2021-03-08 11:43   수정 2021-03-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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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개점 이후 두 번째 주말을 맞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매장은 첫 주말에 이어 여전히 북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 방문객이 몰리자 현대백화점은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등 밀집도 줄이기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모양새다.

이날 더현대서울은 식당가를 비롯해 어느 층을 특정할 것 없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5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을 찾은 황훈석 씨(31)는 진열돼있는 제품을 만져본 뒤 손에 소독 젤을 바르는 행동을 반복하며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조금 한산할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현대서울은 이날부터 주말 짝수날인 6일, 14일, 20일, 28일에는 차량 번호판 끝 번호가 짝수인 차량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말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주말 홀수날인 7일, 13일, 21일, 27일에는 차량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2부제는 강제성 없이 자율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홀·짝수 번호 구분 없이 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차량 번호가 홀수인 차를 이끌고 매장을 방문한 김지은 씨(43·여)는 "집이 경기도인데 거리가 멀어 자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주차장 입구에 '2부제 실시'라는 안내판이 있기는 했지만 직원들의 제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은 짝수날이었음에도 지하 주차장에서는 홀수 번호판의 자동차가 주차돼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김씨와 동승해서 온 박기석 씨(45) 역시 "주차장을 둘러보니 전반적으로 짝수차가 훨씬 더 많기는 했다"며 "하지만 홀수차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에 들어서며 '저희 홀수 번호 차량인데 주차해도 되는 거냐'고 먼저 물었지만 직원이 별 제지 없이 들여보내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화점 근처에 주차 시설이 많아 '차량 2부제'를 실시하더라도 자차로 더현대서울을 방문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의도 주민 박옥태 씨(53)는 "여의도는 곳곳에 노상 주차장이 있고 특히 더현대서울 바로 옆에 있는 IFC몰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며 "백화점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5~10분 거리에 주차할 곳이 많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날씨가 풀리며 연휴 및 주말 관광지 등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백신 접종에 더해 봄바람에 방역 경각심이 눈 녹듯 사라진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아직은 백신 접종이 굉장히 초기 단계"라며 "국내 예방접종이 시작되며 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측은 자발적 차량 2부제를 이달 한 달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던 무료 주차 2시간 혜택도 이달 주말 동안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실내 환기 횟수도 시간당 6회에서 12회로 늘렸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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