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포터 EV는 지난달 1895대 판매됐다. 지난해 8월(1813대)을 넘어서는 월 기준 최다 판매 기록이다. 기아의 봉고 EV 역시 지난달 1446대 팔리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포터·봉고 EV를 합친 총 판매량(3341대)은 1년 전(1194대)에 비해 약 세 배 늘었다. 지난달 초 포터·봉고 EV의 특장차가 새로 출시되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효과다.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포터 EV는 2019년 11월 출시 직후 판매 비중이 1%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월 판매량의 25%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2월 판매를 시작한 봉고 EV도 10%대였던 비중이 지난달엔 30%로 증가했다. 지난 한 달간 팔린 포터·봉고 4대 중 1대는 전기차였던 셈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소형 전기 트럭 시장도 포터·봉고 EV의 인기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 해 팔린 포터·봉고 EV만 1만4000대에 달한다.
업계에선 상용 전기차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내연기관차 모델과 가격이 비슷한 데다 연료비·정비료 등 유지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배터리를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조 및 디자인이 제한돼 있지만, 향후 상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개발되면 다양한 모델의 생산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충전 인프라다. 특히 중대형 트럭은 장거리를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고속 충전기 등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크다. 수입 상용차업계 1위인 볼보 트럭이 유럽에선 이미 중형 전기 트럭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출시 시점조차 잡지 못하는 이유도 충전 인프라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만 뒷받침되면 상용차 시장에서도 전기차가 주류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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