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의 안정성 확보가 지연되면서 LG화학의 재무안정성 개선까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LG화학의 전기차 화재 관련 충당금 인식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배터리 부문의 품질 관련 이슈 재발을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발생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비용을 반영해 지난해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추가 인식 비용은 총 5550억원 규모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기존 2조3532억원에서 1조7982억원으로 감소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은 2019년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매출 확대에 힘입어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다시 적자 전환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관련 비용은 일회성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보면, 충당금 인식이 이익안정성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유사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사업의 안정성 확보 지연은 전반적인 재무안정성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전지 사업 부문의 투자 확대로 증가된 재무부담을 석유화학 부문의 우수한 이익창출능력과 전지 사업 부문의 사업 확대, 이에 따른 이익창출능력 증가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 증가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역시 글로벌 경쟁 심화가 예상돼 지속적인 매출 확대에도 수익성 개선이 늦어질 수 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충당금 인식처럼 품질 관련 이슈가 재발되면 사업 기반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나타날 것"이라며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전지 부문의 이익창출능력 확대 여부가 신용도를 결정짓는 주요 관찰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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