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실적 호조’ 코로나19 업은 기업들, 증시 잇따라 ‘노크’

입력 2021-03-10 10:37   수정 2021-03-10 10:38

≪이 기사는 03월09일(05: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첫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번주 청약 절차에 나서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실적이 급성장한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9~1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상장 시가총액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국민 청약’이라는 말까지 나올 만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수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으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두 종류도 최근 임상 단계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실적에 수혜를 입은 회사들의 증시 ‘노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올 회사는 건강기능식품 회사 에이치피오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공모 규모를 확정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4~5월께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덴프스’라는 브랜드를 통해 유산균이나 오메가3와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5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매출 규모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회사도 덩달아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분자진단 기업 진시스템 역시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진시스템은 지난해 말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상반기에도 상장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종합효소연쇄반응(PCR) 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키트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40분 만에 알 수 있는 신속 진단 시스템을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매출은 11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10배 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문을 두드리는 SD바이오센서도 이르면 상반기 안에 공모에 들어간다. 지난 1월 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한 상태다. 이 회사는 혈당 측정기, 콜레스테롤 측정기 등이 주력 제품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를 개발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 허가를 받은 진단기기를 한미약품이나 로슈와 같은 국내외 대형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7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가치를 조(兆) 단위로 보고 있다. SD바이오센서의 2대주주인 바이오노트 역시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동물용 진단 시약이 주력 사업 분야지만 코로나19 진단 키트도 만들고 있다.

다만 높은 실적이 공모주 투자 수익으로 무조건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상장한 씨앤투스성진은 코로나19로 마스크 사업이 성장하며 지난해 1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세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8일 기준 주가는 2만1450원으로 공모가 보다 33%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에 투자할 때는 기업의 실적 성장세 뿐만 아니라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나 공모가의 적절성 등도 잘 따져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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