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땅 투기 의혹에 농민들 뿔났다…靑 앞 분노의 기자회견

입력 2021-03-10 11:29   수정 2021-03-10 11:33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서는 등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농민단체 연대체인 '농민의길'이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가톨릭농민회·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이 결성한 연대체인 농민의길은 이날 최근 불거진 LH 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의 근본 원인이 현행 농지법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에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만 농지 소유) 원칙이 명시돼있지만 농지법은 영농계획서만 제출하면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며 "영농 사실을 추후에 확인하지 않아 법이 농지를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농지 소유 실태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하고 농민이 아닌 사람이 불법 소유 중인 농지를 매입해 농지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며 "헌법 정신에 부합하도록 농지법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단체가 기자회견에 나서고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국무총리의 LH 임직원 투기 의혹 수사에 대한 지시와 관련해 국수본 특별수사단을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격상해 운영하기로 했다.

특수본은 남구준 국수본부장이 이끌고 각 시·도경찰청 반부패수사대를 중심으로 수사 인력을 대폭 증원해 운영될 방침이다. 특히 국세청과 금융위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전문인력을 파견받아 운영할 예정이다.

LH 의혹은 일부 직원들이 3기 신도시인 경기 광명·시흥 지구 토지를 투기 목적으로 사전 매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불거졌다. 이후 의혹은 다른 지역, 대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수사는 경찰 주도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관계기관 회의를 소집, 유기적 수사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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