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나온 육군 일병이 주차된 트럭 밑에 들어갔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병의 사망 경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양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0분께 양구군 양구읍 비봉로에서 육군 모부대 소속 A일병(22)이 봉고 트럭에 깔려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A일병은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일병은 주차된 트럭 밑에 숨어 누워 있었고, 이 사실을 몰랐던 운전자 B씨(62)가 차를 타고 그대로 출발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A일병 유가족 측은 "다른 중대 간부가 훈계를 너무 강하게 해 트럭 밑으로 숨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외출을 나온 A일병이 식사 중 술을 마셨는데, 우연히 마주친 다른 부대 간부가 음주 사실을 지적하며 소속 부대명을 캐묻자 징계가 걱정된 A일병이 트럭 밑으로 숨었다는 설명이다.
A일병 유가족 측은 "당시 상황을 CCTV로 확인했다"면서 "각개전투라도 하듯이 차로 숨어버린 모습이 찍혔다. 애가 겁이 많은데 얼마나 겁에 질렸으면 차 밑에 숨어서 차디찬 바닥에 있었겠느냐"고 피력했다.
해당 간부는 A일병 등이 술에 취해 비틀거렸다고 진술했지만 A일병과 함께 외출한 동기들은 취기는 없었다고 상반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외출 중에는 음주가 금지돼 있어 간부가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건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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