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인공지능(AI) 음원 서비스 '바이브(VIBE)'에 새로운 음원 전송 사용료 정산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개별 아티스트의 정산금이 최대 77%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바이브는 지난해 5월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에 대해 음원 사용료를 저작권자에게 전달하는 '인별정산'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도입 10개월만에 전체 유통사(340개) 가운데 91%(309개)가 인별정산 방식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첫 시행 때보다 194개사 증가한 것이다.
현재까지 인별 정산 방식인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로 정산 받은 아티스트는 20만8252팀이다. 정산금이 가장 많이 오른 아티스트는 무려 77%까지 상승했다. 장르별로는 OST, 종교음악, 동요 등의 다수의 인원이 듣는 곡들의 정산액이 올랐으며, 발매일과 상관없이 과거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스테디셀러들이 정산액이 증가한 곡 중 80%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장년층의 사랑을 받은 트로트가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 매김하며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종교음악과 방송사 음원을 취급하는 유통사들의 매출이 대폭 상승했다.
새로운 정산 방식 도입 후 이용자 및 이용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월간 청취자는 1년 전에 비해 22% 상승, 유료 가입자는 20% 증가했다. 특히, 트로트 장르의 인기로 50대 가입자가 39%, 60대 이상 가입자가 37%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인당 월평균 재생곡 수는 451.7곡에서 574.5 곡으로 122.8곡(27%)이 늘어났고, 월평균 재생시간도 25시간으로 5시간 가량 증가했다.
네이버는 나머지 유통사들에게도 VPS 적용시 정산액 데이터를 함께 제공하며 꾸준히 설득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저작자 및 실연자들에게도 적용을 위해 음원사용료 징수규정 개편 논의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음원 전송 사용료 지급시 전체 음원 재생수에서 각 음원의 재생 횟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비례배분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정액제 매출이라는 한정된 재원에서 재생수 비율대로 배분되기 때문에 평소 재생이 많지 않은 이용자들은 자신이 듣지도 않은 음악에도 음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또한, 히트곡에 사용료가 몰리고, 인기를 얻지 못한 음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가 책정되기 때문에 과도한 마케팅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네이버는 오는 10일부터 VPS 확산을 위한 #내돈내듣 캠페인 페이지를 변경하고 현재 VPS 정산에 참여하고 있는 블랙핑크, 악동뮤지션, 송민호, 더콰이엇 등의 아티스트를 내세워 유통사 독려에 나선다. 오는 16일부터는 VPS 정산을 시행하는 유통사 소속 아티스트 중 전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청취한 50팀을 노출하는 '내돈내듣 차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서비스 책임리더는 "신탁단체나 참여하지 않은 유통사에서도 지난 1년간 VPS 성과를 지켜본 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바이브는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하며 서비스 사업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당 모델의 적용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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