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오르는데 예금금리 하락…소비자 부담만 '쑥'

입력 2021-03-11 17:13   수정 2021-03-1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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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예금 금리는 오히려 떨어져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대출 금리의 주요 결정 변수인 장기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압박하면서 우대금리를 무차별적으로 축소하는 것도 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예금 금리는 단기채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금리 변동폭이 작고, 예금을 받아봐야 돈을 굴리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어서 금융회사들이 이자를 더 주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연 0.9%로 한 달 새 0.2%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도 0.1%포인트 내려갔다. 농협은행의 6개월 만기,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각각 연 0.40%, 연 0.83%로 전월 대비 각각 0.05%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외화 정기예금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이 ‘제로(0)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 이자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77%로 1주일 만에 0.04%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연 1.9%가량에서 올 들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연 1.85%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는 단기 금융채, 대출 금리는 장기 금융채 금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며 “최근 장기채 금리가 상승했으나 단기채 금리는 큰 변화가 없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예대금리차를 키운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은행들에 대출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대출의 우대금리를 없애고, 한도를 축소하는 조치를 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도 5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를 각 0.2%포인트 줄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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