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개미들을 위한 강방천의 '투자 비밀병기'

입력 2021-03-11 17:43   수정 2021-03-1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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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줄줄이 쓰러지던 외환위기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해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렸다. 일찌감치 해외 주식에 눈을 돌려 중국 관련 펀드로 대박을 냈다. ‘주식시장의 산 역사’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야기다. 그가 신간 《강방천의 관점》에서 비밀병기를 풀어놨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한 ‘동학개미’들을 위해서다.

강 회장은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의 위대한 투자가 99인’에 선정된 가치투자 전문가다. 그는 “동학개미의 등장을 매우 감동적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지난 20~30년간 올랐을 때 사고 내렸을 때 팔아 손실만 경험한 개인투자자의 패턴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개인들의 성공이 지속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명료한 관점’이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말한다. 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라디오와 지도로 바다 너머 세상을 상상하던 어린 시절부터 회계학으로 기본기를 다진 과거를 풀어낸다. “기본적인 이해로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펼쳐라. 그래야 온전한 가치를 찾는다.” 엘런 그레이 오비스 회장에게서 운용사의 원칙을 배우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투자의 지평을 넓힌 경험을 소개한다.

저자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일등기업과 함께하라고 강조한다. 위기를 이겨내고 승자가 되는 것은 결국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손엔 망원경을, 다른 한손에는 현미경을 단단히 쥐어야 한다. 현미경으로는 재무제표를 샅샅이 살펴보고, 망원경으로는 미래 수요와 경쟁 구도를 살핀다. 특히 재무제표에서 이익을 볼 때 숫자에만 그치지 말고 지속성 변동성 확장가능성 예측가능성을 통해 이익의 질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노하우도 소개한다.

일등이 될 기업, 경쟁을 즐기는 기업은 의외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 가계의 지갑이 열리는 곳, 유무형 인프라가 새롭게 깔리는 곳을 유심히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비밀병기인 ‘K-PER’(강방천식 PER)을 소개하는 대목은 밑줄을 긋게 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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