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이 개인의 행복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행복은 각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종교생활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세계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기계를 개발하는 데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개념이어서 그것을 잴 수 있는 객관적인 잣대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국가가 행복한 국가냐고 할 때 그 기준은 모호합니다. 모두가 종교인이라면 아마도 하루하루 예배를 하는 것에서 국민 전체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요.
우리는 국가 대 국가를 평가할 때 이런 주관적인 기준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그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거시경제 지표입니다. 거시경제 지표가 좋은 나라일수록 어릴 때 죽는 영아 사망률이 낮고, 질병으로 죽는 비율도 낮으며, 굶주림이 덜 하고 삶이 윤택합니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말을 들어봤는지요. 1인당 국민소득이 높다는 것은 쌀독에 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배고프지 않아야 염치를 알고 질서를 알고 예절을 지킵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755달러로 2년 연속 하락했다는 것은 그래서 좋지 않은 신호로 해석됩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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