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급등, 경제 위협"…ECB, 채권매입 서두른다

입력 2021-03-12 17:07   수정 2021-04-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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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앞으로 3개월간 채권 매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직까지 별다른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Fed)과는 다른 행보여서 주목된다.

ECB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올해 2분기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의 채권 매입 속도가 올해 초에 비해 상당히 빨라질 것”이라며 “자금 조달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 등을 바탕으로 채권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PEPP의 채권 매입 규모는 내년 1분기까지 1조8500억유로(약 2430조원) 수준으로 유지하되 매입 속도를 일시적으로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금융시장의 공포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올 들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장기물 금리는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올초 연 -0.572%에서 지난달 말 연 -0.227%로 뛰었다. AFP통신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로존 경제의 회복을 방해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사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채권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시장금리 상승은 전반적인 자금 조달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되면 경제 모든 부문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연 -0.50%와 연 0.25%로 유지했다. 올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1.5%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에 비해 0.5%포인트 높인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린 4.0%로 조정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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