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간부 극단적 선택까지…결국 사의 표명한 변창흠

입력 2021-03-12 18:04   수정 2021-03-12 22:50


'LH 사태'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상황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LH 간부의 극단적 선택까지 나오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 부담이 심해지자 이를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변창흠 장관 사의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도 "공급대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변창흠, 극단적 선택까지 나오자 사의 표명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변창흠 장관이 오늘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언급한 뒤 문재인 대통령은 "(변창흠 장관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창흠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변창흠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서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사의를 표명한 건 아니라고 했다. 변창흠 장관은 이후 LH 간부의 극단적 선택 소식까지 알려진 시점에 즉각 사의를 표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변창흠 장관의 사의를 돌파구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곧 나왔다. 자칫 'LH 사태'가 보궐선거 패배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권 지도부에서도 변창흠 사의 촉구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노웅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소한 당시 사장이었던 변창흠 장관과 경기지역 본부장 이었던 장충모 현 LH 사장 대행은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변창흠 장관이 자꾸 정부에 부담 주는 소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고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당 보궐선거 공약단장을 맡고 있는 김해영 전 의원 역시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조직의 장으로서 계속 역할을 하기에는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생각된다.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사의 표명 과정에는 사실상 보궐을 앞두고 정무적 판단이 들어간 것 아니겠는가"라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변창흠 장관이 책임을 지고 수습한 뒤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 많았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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