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때 [더 머니이스트-하박사의 쉬운 펀드]

입력 2021-03-15 07:56   수정 2021-04-07 10:43


PB팀장으로 고객상담을 하다보면 다양한 유형의 투자성향의 고객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연세가 80세가 넘으셔도 펀드와 주식 등 공격적인 스타일의 투자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50, 60세의 나이에도 무조건 안정성향의 투자만 선호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PB팀장의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정기예금부터 채권, 주식, 그리고 유형별 펀드 등 포트폴리오로 분산해서 투자하고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분들이 생활해온 환경과 투자경험 등에 따라 투자스타일이 정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기예금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채권형펀드에 분산투자 고려할 만
아쉬운 부분은 여러상품중 정기예금만 고집하는 고객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과거에 투자상품에서 손실을 보았을 수도 있고, 자산이 상당해서 굳이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투자상품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정기예금 1년 상품의 경우 연 1%가 되지 않습니다. 물가상승률이 2%대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입니다. 게다가 15.4%의 세금도 차감되니 실제로 받는 수익률은 훨씬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금손실을 싫어하는 분들 중 정기예금만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정기예금만 고집하는 분들에게 채권형펀드에도 분산투자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정기예금의 장점은 거래상품중 제일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예금자보호는 거래금융기관당 5000만원입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은 AA, AAA 등으로 매우 안전하고 정기예금의 지급이 문제가 될 경우 경제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큽니다. 때문에 '보장상품이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으로 봅니다. IMF 때나 2008년 금융위기때에도 정기예금의 지급에 문제가 된 경우는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흔히 아는 1년제 정기예금 뿐만 아니라 1개월,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로 기간별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기간별로 자동 갱신도 가능한 회전정기예금이 있어서 1개월 또는 3개월씩 단기로 끊어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확정금리의 장점이 크지만, 낮은 금리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투자는 추구하면서 정기예금보다 보다 나은 수익을 얻으려고 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채권을 투자하면 정기예금 대비 나은 성과와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습니다. 채권은 확정이자를 주기적으로 지급하면서 만기에 원금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채권의 신용등급은 A부터 D등급까지 매겨지고 등급별로 AAA, AA, A 식으로 세부구분합니다. 채권의 투자에서 신용등급이 높으면 낮은 금리를, 신용등급이 낮으면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합니다. 회사의 상황이 좋은 회사는 굳이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자금을 유치하지 않아도 되고, 여건이 나쁜 회사는 높은 금리, 즉 비싼 이자를 주더라도 부족한 자금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채권 투자, 정기예금 보다 높은 성과에 안정성
우리나라의 경우 국채금리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습니다. 그러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경우는 신용등급에 따라서 정기예금과 비교해 두세배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등급 회사채는 BBB정도의 등급인데, 투자하는 기간 즉 채권의 만기까지 회사가 온전히 생존하고 있다면 만기까지 주로 3개월단위의 확정이자와 만기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기예금과 비교해 너무 좋은 상품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단점이 있습니다. 채권의 만기가 오기전에 회사가 망하거나 지급불능상태에 빠지게 되면 투자한 원금은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채권을 투자할때에는 '채권의 만기까지 회사가 존속할 수 있을것인가?'의 판단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채권들을 여러 개 묶어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개별 회사에 투자하는 위험에서도 벗어나고 시장상황에 맞게끔 정기예금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이러한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 채권형펀드 투자입니다.

채권이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만기에는 원금을 지급하는 안정적인 상품이지만 개별회사의 신용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채권을 여러종목 모아서 투자를 하고 원하는 시기에 매도를 해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채권형펀드의 구조입니다.

채권형펀드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펀드가 매일 시장가격으로 평가되고 시장금리에 따라서 가격이 변동된다는 점입니다. 투자하는 채권의 만기까지 회사가 존속하고 투자자가 그때까지 기다린다면 확정금리 수익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채권형펀드에는 신용등급이 다른 회사의 채권이 만기가 다르게 투자됩니다. 투자자들이 해지할 때마다 펀드에서 채권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펀드의 평가금액에 변동성이 발생합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가 상승하면 하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이 상승합니다. 요즘처럼 금리가 상승추세이면 채권형펀드의 평가금액은 하락영향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펀드가 보유한 채권의 평균만기가 1년내외로 일정하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경우에는 큰 영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른 유형의 펀드와 마찬가지로 투자하는 펀드의 전체 자산이 적정규모 이상이어서 투자자가 환매하고자 하는 시기에 유동성의 위험없이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의 펀드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채권 만기까지 회사 존속 여부 따져야…펀드는 만기날짜 확인 필수
채권형펀드는 개인투자자들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합니다. 이는 앞서 열거한 채권형펀드의 장점을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정기예금보다 고금리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함)

개인투자자들이 채권형펀드를 선택할 때 체크 포인트는, 투자 펀드가 1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규모로 운용이 되고 있는지(유동성 확보), 펀드의 과거 운용수익률이 정기예금 대비 초과수익을 안정적으로 시현하고 있는지(수익률 검토) 확인해야 합니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채권형펀드에서 좋은 평판(시장 위기시 대응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하면 좋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펀드의 해지시점입니다. 정기예금이 언제든지 해지해도 즉시 원금이상을 지급합니다. 채권은 만기까지 기다리면 이자와 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만기전 자금을 회수하려면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아 거래를 하면 됩니다. (증권회사) 반면, 채권형펀드는 해지하는 시점의 채권들의 평가금액을 계산해서 지급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운용을 잘 하더라도 단기간에 금리가 급등하는 경우에는 채권가격이 하락해 펀드평가금액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펀드 환매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채권형펀드는 주식처럼 변동성이 크지 않습니다. 만약 오늘 시장에 큰 이벤트가 없다면 오늘 환매하는 금액은 어제의 평가금액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채권형펀드의 투자는 단기채권으로 구성되어 금리의 변동에 큰 영향이 없는 펀드와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으로 구성된 펀드부터 시작하여 경험을 쌓아 점차 위험도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투자비율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목표수익률은 정기예금 수익률의 두배정도인 연 2%대에서 연 4% 내외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기예금을 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금리의 변동에 매우 민감하고, 원금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금의 시기가 확정되어 있는 용도, 예를 들면 부동산 잔금, 등의 경우는 정기예금으로 일정을 맞추고, 그외 자금의 만기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투자자가 투자하려는 채권의 회사를 잘 알고, 투자하려는 만기까지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경우는 채권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정기예금보다 2배정도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 채권형펀드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보수적인 투자자인 경우도 정기예금, 채권, 채권형펀드로 분산해서 투자한다면 원금을 보전하면서 정기예금만 투자할 때보다 안정감은 유지하면서 보다 나은 수익률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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