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관계자는 14일 “강력한 당내 제3의 후보가 없는 가운데 내부 악재가 계속 이어지면 아무래도 현재 1위 후보에게 힘이 쏠리기 마련”이라며 “‘LH 사태’가 당장은 민주당에 악재인 게 분명하지만 대선 전체 판을 생각했을 때는 여권 결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8월 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에 오른 뒤 2위인 이 전 대표와의 격차를 벌려 왔다. 하지만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선 지지율과 무관하게 제3의 후보를 찾는 등 이 지사의 당내 입지가 불안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점도 이 지사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LH 사태로 여권이 흔들리는 것이 이 지사에게 호재라는 평가다. 여권 지지도가 떨어질수록 내부 견제보다는 결속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지율이 높은 이 지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LH 사태가 당내 대권 경쟁 상대인 이 전 대표에게 악재인 점도 이 지사에게는 기회다. LH 직원들이 땅 투기에 나섰던 2019년은 이 전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면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때다. 행정부를 관할하는 수장으로 공직자 비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지사는 LH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 3일 SNS에 “발본색원과 분명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내놨다. 12일에도 “공직자 부동산 비리 근절을 위해 제보 ‘핫라인’을 열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LH 사건과 관련해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 대책을 꾸준히 주문하며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지사에게는 나쁘지 않은 구도라고 해석했다. 야권에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나온 만큼 여권에서도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형성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소장은 “윤 전 총장은 전투력이 높고 강경한 스타일로 여권에서도 대항마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온건한 스타일의 이 전 대표보다는 투사형 이미지가 강한 이 지사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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