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고공행진에…'좀비기업' 부도 위험 커졌다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03-14 11:28   수정 2021-03-14 13:11

3·5·10년물 국고채(국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전체 기업의 37.5%에 달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기업)의 부도 위험도 커졌다. 기업 차입금 조달금리가 국채 금리에 연동하면서 이자비용 상환부담이 보다 커진 결과다.

14일 한은의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은 조사 기업(2298곳) 가운데 37.5%로 전년 말에 비해 2.1%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들 기업은 상당수가 차입금을 변동금리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빚을 못갚아 부도를 내는 확률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그만큼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도 시장금리 상승에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398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48조3500억원가량 늘었다. 통계를 집계한 2018년 후 최대치로 그만큼 차입금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이들 좀비기업과 자영업자의 목을 죄고 있다. 지난 12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0.065%포인트 오른 연 2.092%에 마감했다. 지난 2018년 12월4일(연 2.102%) 후 최고치다. 3년물 국채 금리도 0.044%포인트 상승한 연 1.223%로 지난해 2월20일(연 1.234%) 후 가장 높았다. 같은 날 5년물 국채 금리도 연 1.596%로 2019년 11월15일(연 1.604%) 후 최고치다. ·

국채 금리가 뛰는 것은 미 국채 금리 오름폭이 커진 결과다. 통상 한국 국채 등락 흐름은 미 국채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외국인은 한국 국채를 팔고 미 국채를 더 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한국 채권시장의 수급여건이 나빠지면서 한국 국채 금리도 뛰게 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도 영양을 미쳤다.

정부가 4차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조달을 위해 9조9000억원 규모의 적자국채(정부가 수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하는 것도 시장 금리를 밀어올리는 재료로 작용했다. 국채 발행 물량이 늘면 그만큼 국채값이 떨어져 국채 금리가 오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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