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포스코의 R&D 비용은 2019년보다 23.2% 증가했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54%에서 2020년 2.13%로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7.9% 급감했는데도 R&D 투자는 늘렸다. 경쟁사들이 실적 악화 속에 허리띠를 졸라맨 것과 대조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정유·화학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실적 악화에도 R&D 비용을 늘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과감한 투자는 미래 소재 시장 선점을 겨냥하고 있다. 포스코는 작년 △자동차 서스펜션용 고강도 강재 △태양광 전지용 강판 △풍력발전기 구조용 강재 등을 개발했다.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5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용 NCMA(니켈-크롬-망간-알루미늄) 양극재, 급속충전을 위한 천연음극재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포스코의 R&D 투자 확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핵심 투자 대상은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소재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차 등 미래 성장 시장의 수요 선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그룹의 R&D 역량을 집중해 자동차 차체·섀시(포스코), 구동모터(포스코인터내셔널), 배터리팩(포스코케미칼)에 이르기까지 무게를 약 3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팩 무게로 내연기관 차량 대비 200㎏가량 더 무겁기 때문에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차체를 개발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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