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중심인 대형 학습지 교육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적자로 돌아서거나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교원그룹 웅진씽크빅 등은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및 디지털 교육 중심의 ‘에듀테크(교육+기술)’ 사업 전환을 통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웅진그룹 계열 학습지 업체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매출(6461억원)과 영업이익(148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0.9%, 31.6% 감소했다. 작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습지·공부방 부문 회비를 일시적으로 면제한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로 알려진 대교는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교의 영업손실은 286억원이다. 적자를 낸 것은 1986년 대교가 설립(법인 전환)된 이후 처음이다. 대교는 매출의 90% 이상이 방문 학습지와 러닝센터 등 교육서비스에서 나온다. 다른 곳보다 충격이 더 컸던 이유다.
교원은 지난해 설립한 ‘AI 혁신센터’를 통해 AI 전문 개발자 채용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관련 투자에만 250억원 이상 쓴 것으로 추정된다. 교원 관계자는 “AI 학습지 ‘스마트구몬’을 비롯해 교원에듀의 AI수학 등 에듀테크 상품 회원 수가 작년 1월 48만 명에서 올해 58만 명으로 늘었다”며 “유아 단계로 에듀테크 상품군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도 작년에만 3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연구인력을 늘렸다. 2019년 말 문을 연 에듀테크연구소에선 약 150명의 연구진이 AI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AI 교육 관련 특허도 23건으로, 주요 교육기업 중 가장 많다. 작년 말 ‘시선 추적 기능’을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학생이 문제를 풀면서 보이는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문제풀이 중 습관을 AI가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교는 에듀테크 사업 강화를 위해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검색포털 서비스 업체인 줌인터넷의 김우승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대교 관계자는 “지난해 AI 학습서비스 써밋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사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 전 대표 영입으로 기술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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