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구 중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돈 곳은 총 7개 구였다. 강남구(13.96%), 서초구(13.53%), 송파구(19.22%) 등 강남3구가 여기에 포함됐다. 특히 서초구는 25개 구 중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구(15.24%), 강서구(18.11%), 은평구(17.85%), 종로구(13.60%) 등도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이번 정부 들어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상향됐지만, 올해만큼 큰 변동률은 없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017년 4.44%였고 2018년 5.02%, 2019년 5.23%, 작년 5.98% 등으로 점진적으로 높아지다가 올해는 19.08%로 급등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많이 올린 2007년 22.7%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 순위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변경됐다. 세종의 공동주택 중위가격은 올해 4억2300만원으로 작년 2억3200만원에서 82.3% 올랐다. 서울은 작년 2억99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7.1% 오른 3억8000만원으로 평가되며 1위 자리를 세종에 내줬다. 정부가 2006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 순위에서 서울이 다른 시·도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세종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공시가격 폭등을 두고 정부의 부동산 통계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지역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3.01% 올랐다. 전국의 경우 7.47% 상승했다. 서울 19.91%, 전국 19.08%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과 큰 격차를 보인다. 또 세종의 경우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해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44.93%였지만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70.68%를 기록했다.
실제 집값 상승률보다 공시가격이 더 많이 오르면서 세금 부담이 훌쩍 커진 주택 소유자들의 불만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통계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도의 문제점은 계속 지적받아온 사항”이라며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조세 저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다음달 5일까지 의견청취를 들은 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다음달 29일 결정·공시될 예정이다. 올해 공시 대상 공동주택 수는 지난해 1383만 가구보다 2.7% 늘어난 1420만5000가구로,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해 조사·산정됐다.
최진석/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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