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북 군사합의 파기' 위협

입력 2021-03-16 17:24   수정 2021-03-17 01:2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18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맹비난하며 9·19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연례적으로 해온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외교가에선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적반하장식 엄포에 정당한 항의도 하지 못하는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여정은 16일 노동신문에 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 전쟁 연습을 강행했다”며 “차례질(얻을) 후과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서인지,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에 따라 남북한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렸던 ‘3년 전 봄날’이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김여정은 이번 한·미 연합 훈련이 예년보다 축소된 데 대해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 전쟁 연습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남조선 당국이 더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남북 군사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 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며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대남 기구)를 정리하는 문제도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구축을 위해 대화 호응 등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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