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는 블루베리와 비슷하게 생긴 과일로 한때 ‘왕의 열매’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2010년대 초반엔 ㎏당 가격이 3만~4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당 가격이 1000원대로 떨어지는 등 가격이 폭락했다. 큰 손실을 보고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속출했다.
농민들은 2011년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라고 주장했다. 폴란드산 아로니아 분말이 수입되면서 아로니아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이에 FTA 피해보전 직불금을 요구했지만 농식품부는 이를 거절했다. 농민들은 이 조치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로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농식품부는 아로니아가 피해보전 직불금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과일 생과와 분말 가공품의 대체관계는 간접적이기 때문에 피해보전 직불금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입으로 인한 아로니아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아로니아 분말 수입량이 1% 증가할 때 국산 아로니아 가격이 0.032% 하락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농민들은 농식품부의 설명이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완조 아로니아대책위원장은 “아로니아 생과는 떫은맛이 강해 생과로 유통되더라도 가루 형태로 소비된다”며 “분말 수입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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