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옥션은 4.03% 오른 1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1월 이후 최고가다. 이달 들어 서울옥션 주가는 39.45%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경매가 취소되면서 타격을 받은 서울옥션 실적이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올해 첫 대규모 오프라인 경매에서 서울옥션은 낙찰총액 110억원, 낙찰률 90%를 기록했다. 당시 기준으로 국내 경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경매도 평균 낙찰액 7억~8억원 수준으로 1억~2억원대를 기록한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올해 서울옥션 매출이 작년 대비 7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101억원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품 시장 호황 뒤에는 시장 확대를 이끈 젊은 미술품 투자자들이 있다. 안 연구원은 “과거 미술시장은 소수 컬렉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온라인 경매 도입과 함께 젊은 층이 유입되며 소비층이 다양해졌다”며 “미술시장이 대중적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내 유일한 미술경매 상장사이자 최대 업체인 서울옥션이 가장 크게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의 실적 전망에 반영되지 않지만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만한 호재도 풍부하다. 서울옥션은 계열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이르면 3분기부터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작품 경매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등 디지털 파일 형태의 예술품에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NFT는 글로벌 미술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11일에는 미국에서 마이크 윈켈만의 디지털 아트 작품이 NFT 경매를 통해 6930만달러(약 783억원)에 판매되는 등 NFT는 미술시장의 새로운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이 경매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술계에 따르면 삼성가는 최근 한국미술품감정센터와 화랑협회 등을 통해 이 회장의 컬렉션에 대한 감정서를 취합하고 있다. 컬렉션의 감정가는 3조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과거 삼성가의 행보를 고려했을 때 매각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컬렉션 규모로 볼 때 국내 경매업체의 수혜를 속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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