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A.25734986.1.jpg)
현대백화점그룹이 대한민국 농산물 표준가격 서비스인 ‘팜에어한경’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3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그룹이 농산물 구매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예측 가능한 식자재 조달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팜에어한경을 쓰기로 함에 따라 다른 유통 및 식품제조, 식자재 업체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의 박홍진 사장은 16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과 권민수 팜에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농산물 인공지능(AI) 가격 분석 서비스 팜에어한경 서비스 계약’ 체결식을 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A.25737985.1.jpg)
현대그린푸드의 팜에어한경 도입 결정은 국내 유통사 최초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농산물 거래시스템을 쓰기로 했다는 점에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농산물 생산액은 연간 32조원에 달한다. 도소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액은 연간 100조원을 넘는다. 농축수산물과 다양한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식자재 유통사업에서 거래되는 품목은 5만 개에 달한다. 자동차와 반도체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다.
그러나 이 시장엔 표준화된 데이터와 가격 기준, 예측 시스템이 없었다. 이 때문에 식품 유통과 제조사들은 일일이 산지 거래처나 도매시장 등에 연락해 최적의 구매 가격을 어림잡아 추정해왔다. 거래는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이었다. 농가에서도 가격 예측치가 없어 ‘감’으로 작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날씨와 작황을 탓할 뿐이었다.
팜에어한경은 전국 도매시장 자료를 분석해 모든 품목 가격을 ㎏을 기준으로 환산했다. 지난 15일 사과는 ㎏당 3240원, 토마토는 3778원이다. 외식 매장에서 샐러드를 만든다면 토마토보다는 사과를 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정보다. 팜에어한경은 주요 농산물 가격 데이터와 기상청의 지역별 날씨 데이터, 환율 데이터, 수출입 데이터 등을 수집해 품목별 장단기 가격예측치를 제공하고 있다. 22개 품목 중 10개 이상에서 3개월 시세 예측의 오차 범위가 농산물 수요자들의 구매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의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지난 2일 ㎏당 5211원이었던 대파 가격은 13일 3876원으로 25.6% 떨어졌다. 팜에어한경은 이달 초부터 대파 가격이 크게 하락해 13일 3936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예측가와 실제 시세 간 오차율이 1.5%에 불과하다.
팜에어한경은 농산물 AI뉴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농산물 가격 등락 수치뿐 아니라 원인까지 분석해 다각도의 분석 리포트를 매일 제공한다. 급락 품목과 거래량 상위 품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들을 수 있다. 상반기에는 축·수산물 가격 정보도 받아볼 수 있다. 권 대표는 “농산물 시장도 증권 거래시장처럼 돈이 몰리는 주목받는 시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