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요양시설·병원에 입원한 만 65세 미만 환자와 종사자,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등이 첫 접종 대상이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발열 구토 몸살 등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람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48~72시간이 지나면 이상 반응은 자연히 사라진다면서도 경구용 수액제, 타이레놀 등을 활용하면 이상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들 중 이상 반응이 생겼다고 신고한 사람은 8520명이다.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74명, 경련 7명, 사망 16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근육통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 가벼운 증상이다.
가벼운 이상 반응은 48~72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백신을 맞은 뒤 면역이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는 “백신 접종 후 흔히 예상되는 부작용은 오한, 발열, 접종 부위 통증”이라며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48~72시간 후 회복된다”고 했다.
만약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병원을 찾아가는 게 좋다. 주사 부위에 생긴 부종이나 통증은 2~3일이면 호전된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이상 반응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하다면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일부 의료기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타이레놀을 미리 배포하고 있다. 발열이나 몸살 같은 이상 증상이 있으면 제때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되는 타이레놀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함께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 백신 접종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두 알씩 4~6시간 간격으로 하루 4000㎎까지 복용할 수 있다.
진통제 복용은 접종 후 생기는 이상 반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분과 전해질 섭취는 접종 전 이상 반응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 구철룡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전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신체를 최적화한 상태로 유지하면 발열, 통증 등 이상 반응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 심곡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을 맞은 뒤 40∼50대 요양병원 간호사 두 명이 이상 증상을 호소했지만 수액 주사를 맞은 뒤 증상이 호전됐다.
다음달부터 만 65세 이상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서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경구용 수액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바로 수액 주사 등을 놓을 수 없는 요양시설 등에서 경구용 수액제를 활용하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도 예외 없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접종일 건강 상태가 나쁘다면 컨디션이 좋은 날로 변경하는 것이 낫다. 강 교수는 “접종 당일 예진 시 건강 상태에 변화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리해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식품이나 동물, 환경, 라텍스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른 종류의 백신이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다만 접종 전 전문의에게 알레르기 이력을 분명히 알리고 접종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강 교수는 “1차 접종 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발생을 호소한 사람을 제외하면 2차 접종에서 금기 사항은 없다”며 “지속적인 면역 효과를 위해 2차 접종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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