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發' 배터리 지각변동…LG·SK 치명타 vs 中 CATL 수혜

입력 2021-03-16 10:17   수정 2021-04-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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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오는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우치형에 치중한 국내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배터리 전략을 소개하는 '파워 데이(Power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는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과 파우치형, 각형으로 나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이다. 중국 CATL과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일본 파나소닉은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는다.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유럽에 총 6개의 2차전지 공장을 세우는 등 총 240GWh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 예정 국가로는 스웨덴 독일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등이 언급됐다. 합작 벤처를 운영 중인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노스볼트의 주력 배터리 역시 각형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제까지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해오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의 대중 브랜드 전기차 플랫폼인 MEB 플랫폼의 경우 유럽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공급업체, SK이노베이션이 2위 공급업체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에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해왔지만, 파우치형 외에도 테슬라와 신생 전기차 기업 등 여러 고객사를 대상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제품만을 만들고 미국 사업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각형을 주력으로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중국 CATL은 반사이익을 얻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MEB 플랫폼 기반의 차량 라이프 사이클은 2019~2030년, 판매 피크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까지는 파우치형의 MEB가 중심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각형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집중 전략으로 노스볼트를 비롯, 각형 주력 업체인 CATL과의 관계가 지속되겠지만 파우치형이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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