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또 한 번 자본 확충에 나선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2023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꾸준히 자본을 쌓아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다음달 중반 10년 만기 후순위채 20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5년 후 해당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을 붙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후순위채는 발행 당시에는 전액이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는 자본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매년 20%씩 줄어드는 채권이다. 자본 적정성 지표를 개선하려는 금융회사들이 주로 발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IFRS17 시행에 앞서 재무구조를 탄탄히 다지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2년 후 도입되면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메리츠화재는 3년 전부터 후순위채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쌓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도 영구채 10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다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RBC비율은 226.7%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보다 70%포인트 이상 높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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