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용 많지 않은 청년들…월 1만원 '4세대 실손' 갈아탈 만

입력 2021-03-17 15:06   수정 2021-03-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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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료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보험료가 두 배 이상으로 오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오는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직장에 들어가면 회사에서 단체로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도 있다. 실손보험 같은 손해보험은 여러 건 가입했다고 중복 보장이 되지 않는다. 100만원의 손해를 봤다면 여러 보험회사들이 100만원을 ‘N분의 1’로 나눠서 지급하는 비례보상이 적용된다. 회사의 단체 실손보험을 믿고 기존의 개인 보험을 해지해도 될까.
예전 상품일수록 보장 범위 넓어
보험은 예전에 설계된 상품일수록 보장 범위가 넓고 혜택이 많다. 가입자가 900만 명에 이르는 ‘구형 실손의료보험(1세대·2009년 9월까지 판매)’은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다. 병원 치료비나 약값의 거의 전부를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의료 쇼핑’을 막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과잉 진료로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높아진다.

‘표준화 실손(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은 가입자가 치료비의 10%만 부담(자기부담률)하고 나머지는 보험사가 내준다. 2017년 4월부터 가입이 이뤄진 ‘착한실손(3세대)’은 자기부담률이 급여(국민건강보험 적용) 10~20%, 비급여 20~30%다.

보험료 부담은 당연히 1세대가 가장 크다. 금융위원회가 사례로 제시한 40세 남자 실손보험료(손해보험 4개사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1세대는 3만6679원, 2세대는 2만710원, 3세대는 1만2184원이었다. 보험료 인상폭도 차이가 난다. 1세대 실손보험료는 올해 4월부터 손해보험회사별로 15~19%씩 오른다. 갱신 주기는 3~5년인데 이 기간에 인상된 보험료가 한꺼번에 오른다. 2세대 실손보험료도 올해만 10~12% 올랐다. 3세대만 올해 동결됐다.
‘4세대 실손’ 자기부담률은 30%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청년층 가입자들은 실손보험 인상폭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오는 7월 4세대 실손보험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이유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타지 않았다면 다음해 보험료가 5% 할인되는 상품이다. 대신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네 배로 오른다. 극히 일부 가입자가 의료 서비스를 과다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기초한 보험이다. 비급여의 자기부담률도 특약 여부와 상관없이 30%로 높아졌다.

금융위는 4세대 보험료를 1만929원 정도로 예상했다. 1세대와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연간 30만원 이상 벌어진다. 금융권에서는 유병력자와 고령자의 경우 보험료 ‘인상 폭탄’을 맞더라도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지만 20·30대는 신중하게 검토해 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회사가 단체 실손보험 가입한 경우
상당수 기업은 임직원들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을 들어준다. 실손보험은 비례 보상 원칙에 따라 보험금을 중복해서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을 갖고 있다면 보험료가 아까울 수 있다. 이럴 때는 보험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납입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 퇴사 등으로 인해 단체 실손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 다시 예전 보험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재가입 조건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어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단체 실손보험을 믿고 기존 계약을 아예 해지할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직장에서 가입한 단체 실손보험을 개인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는 납입중단 기간이 길어지거나 단체 실손보험을 개인 보험으로 바꿀 때 보장 혜택이 광범위한 과거 보험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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