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발전 기업 SK E&S가 기업어음(CP) 시장에서 1000억원을 조달했다. SK그룹 비상장 자회사인 SK E&S는 올초 지주사 SK와 함께 1조6000억원 규모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 E&S는 이날 만기가 내년 3월10일까지인 액면 50억원짜리 어음 20매를 발행해 총 1000억원을 조달했다. SK E&S는 지난달엔 3~10년 만기 회사채 5000억원을 찍어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현금 창출력이 우수한 도시가스사업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보유한 SK E&S가 단기성 자금까지 대거 끌어모은 것은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자금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락과 수요 감소 등으로 이 회사 매출(연결기준)은 지난해 5조7495억원대로 전년 6조5616억원데 비해 감소했다.
발전소 등 전력부문과 액화천연가스(LNG) 부문 설비투자 증가로 2015년 4조원 가량이던 총부채(연결기준)는 지난해 말 기준 7조원을 넘어섰다. SK E&S는 작년까지 차이나가스홀딩스(CGH) 지분 전량을 매각해 2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썼으나 투자의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초 과도한 투자를 이유로 SK E&S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국내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말 SK E&S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면서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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