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시장에서 한빛소프트는 1.09% 오른 6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89.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힌 선익시스템(143.13%) 한빛소프트(89.21%) 엠게임(59.59%) 위지윅스튜디오(55.06%) 칩스앤미디어(43.85%) 등도 크게 뛰었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다. 온라인 속 가상세계에서 가상인물(아바타)로 구현된 개인들이 단순한 소통을 넘어 소비, 업무 등 일상생활에 준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 상장 소식이 메타버스 투자 바람을 일으켰다. 로블록스는 지난 10일 상장 후 기준가(45달러) 대비 70% 넘게 올랐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가상현실(VR)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330억달러에서 2025년 3381억달러, 2030년 1조924억달러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고성장 전망에 대한 주요 근거는 로블록스 등 관련 게임의 인기다. 하지만 게임의 인기만으로 산업의 확장성과 성장성을 너무 높게 평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은 유행을 타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관련주가 속속 등장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변화가 포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빛소프트는 증강현실(AR) 관련 게임을 출시해본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였다. 진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은 없다. 지난해까지 2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엠게임도 2012년 미국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꼽히는 유니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에 관련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관련 라이선스는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사용하는 게임엔진 관련일 뿐 메타버스와 무관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각특수효과(VFX) 전문업체인 위지윅스튜디오는 메타버스 관련 내용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며 수혜 기대를 키웠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기를 생산하는 선익시스템도 VR 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실제 수혜 여부가 불투명하다.
‘진짜’ 메타버스 관련주라는 평가를 받은 곳도 있다. VFX 광고업체인 비상장사 자이언트스텝이다. 이 또한 메타버스 시장의 급성장을 전제로 한 평가다. 시장이 기대만큼 커지지 않으면 광고주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 역시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를 쉽게 꼽지 못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주를 관련주로 추천하는 이유다. 해외 주식 가운데선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텐센트 엔비디아 등이, 국내 주식 중에서는 네이버 빅히트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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