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비트코인 펀드' 판다

입력 2021-03-18 17:02   수정 2021-04-17 00:03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자산운용 부문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펀드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비트코인 투자를 허용한 것은 모건스탠리가 처음이다.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프라이빗뱅킹(PB) 영업 등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 투자 대상은 암호화폐(가상화폐) 기업인 갤럭시디지털이 운용하는 펀드 2개와 자산운용사 FS인베스트먼츠와 비트코인 기업 NYDIG가 공동 운영하는 펀드 1개 등 모두 3개다. 모건스탠리는 이르면 다음달 해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감내할 여력이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투자 기회가 주어진다. 개인은 ‘공격적인 투자 성향’에 최소 200만달러 이상의 위탁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기업은 500만달러가 넘는 잔액을 유지해야 한다. 이들은 순자산의 2.5% 이내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늘리려는 고객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중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와 달리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은 자산운용 고객의 비트코인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BofA는 이날 ‘비트코인의 작고 더러운 비밀’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고 “비트코인은 순전히 투기용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전체 계정의 2.4%가 비트코인의 9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BofA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비트코인 지지자 주장에 대해서도 “비트코인보다는 오히려 주식이 인플레이션과 더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프란시스코 블랜치 BofA 상품·파생 담당 전략가는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은 순전히 가격 상승을 노린 것”이라며 “10년 뒤에도 비트코인은 외환과 금, 은 등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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