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수록 손해"…中企 덮친 원자재 쇼크

입력 2021-03-18 17:42   수정 2021-03-26 18:17

충북의 한 전선제조업체는 이달 들어 수주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이 급등해 팔면 팔수록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선 공장은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시 재가동 비용이 커 통상 24시간 돌리지만 이 회사는 주말 가동을 멈추고 야간 근무조도 없앴다.

원유를 비롯해 구리 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치솟으면서 6만7000여 곳의 중소 제조 현장을 강타하고 있다.

전선의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은 3월 기준 t당 9000달러대로 작년 동월(5000달러대) 대비 80%가량 올랐다. 전선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80%에서 올 들어 5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불황 속에 자재 가격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공장 가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구리 가격이 1주일 새 t당 500달러씩 급변하는데 어느 회사가 제품을 출하할 수 있겠느냐”며 “상당수 중소업체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의 근간인 주조, 금형, 단조, 열처리 등 3만2000개 ‘뿌리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외국인 노동자 입국 지연으로 한계에 몰린 상태에서 고철 가격까지 1년 새 48%나 올라 개점 휴업 상태인 업체가 많다”고 했다. 국제 유가 인상으로 원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조업계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폴리에틸렌 가격은 1년 만에 60~80% 뛰었다.

가구업계는 주 자재인 파티클보드(PB·나무 조각이나 톱밥을 압착 가공한 건재) 가격이 작년 말보다 30% 이상 올라 타격을 입었다. PB를 비롯해 가죽, 부직포 등 각종 부자재 가격까지 뛰면서 관련 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쇄용지 원료인 펄프값도 1년 새 20% 이상 오르면서 일부 제지업체는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해상·육상 운임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출입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세종시 일대 골재채취업계는 약 40%가 문을 닫았다. 트럭 운반비가 두 배가량 급등하면서다

이정선/안대규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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