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센토벤처스에 따르면 2020년 동남아시아 스타트업(디지털 분야 기준)의 투자 유치금액은 645건 약 82억달러(약 9조3000억원)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건수로는 8%, 금액으로는 3% 감소한 규모다.
1억달러 이상 ‘메가 딜’이 47억달러로 57%를 차지했다. 2019년 이 비율은 56%였다. 승차공유 서비스업체인 싱가포르 그랩(Grab) 등 간판 스타트업의 투자유치가 활발했다. 경쟁사인 고젝(Go-Jek)과 여행 플랫폼 트래블로카(Traveloka), 온라인마켓 부칼라팍(Bukalapak) 등 인도네시아 대표 스타트업을 합쳐 전체 투자유치 금액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메가 딜 바로 아래인 5000만~1억달러 규모 투자는 되레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2020년 11억달러로 전년 대비 2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센토는 연례 보고서에서 “메가딜은 꾸준하지 않고, 통계적 변동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그보다 작은 규모의 투자 증가는 스타트업 생태계 관점에서 더 좋은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투자유치 금액이 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센토는 “동남아 벤처 산업은 떠오르는 투자처로서 성장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다면 투자와 회수(exit) 모두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센토벤처스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첨단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싱가포르=이태호 특파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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