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年 3%대 첫 등장…고신용자 수요 몰리자 금리 내려 고객 유치전

입력 2021-03-19 17:24   수정 2021-03-2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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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 금리가 적용되는 카드론(카드 장기대출)이 등장했다.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신용자들이 주로 쓰는 카드론에 고신용자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은행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깐깐하게 관리하면서 카드론으로 넘어오는 고신용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카드론 최저금리를 연 3.9%로 공시했다. 카드론 최저금리가 연 3%대인 카드사는 KB국민카드가 유일하다.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우리카드(연 4.0%)와 롯데카드(연 4.95%)가 연 4%대까지 최저금리를 내렸다. 신한카드는 올초 최저금리를 연 5.36%로 공시했고,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도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경쟁적으로 카드론 최저금리를 내리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8월 우량 회원 대상 카드론인 우카마이너스론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롯데카드도 지난 11일 고신용 회원 카드론 상품인 ‘로카머니-프라임’을 연 4.95% 금리에 최대 1억원 한도로 내놨다. KB국민카드도 금리 인하 행렬에 뛰어든 것이다.

고신용자에 대한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2%대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론과의 금리차는 1%포인트대로 좁혀진 셈이다. 연 3%대 금리는 은행권 중금리대출 기준(연 6.5%)과 비교해도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 16~18% 중신용자에게 긴급 자금으로 나가던 카드론이 작년부터는 부동산 취득 자금과 주식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고신용자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연 10%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카드론 이용회원의 비중이 전체의 41.13%에 달한다. 그만큼 신용도가 높은 카드 회원에게 카드론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론의 최저금리가 연 3~4%대로 떨어졌지만 이 같은 금리를 적용받는 사람은 초우량 고객에게 한정된다. 신용점수(1000점 만점)가 950점대면 연 5~8%, 900점대면 연 10% 안팎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카드(연 6.06%)와 신한카드(연 8.73%)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카드사는 신용점수가 900점을 초과하는 카드 회원에게 연 10.50~11.55%의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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