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엇갈린 의결권 자문사 권고…박철완, 막판 기관 표심 잡기

입력 2021-03-21 14:31   수정 2021-03-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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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의도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찬구 회장 측으로 기우는 듯 했던 표심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금호석유화학은 19일 4.71% 오른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은 이날 2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회사는 오는 26일 박찬구 회장 측과 조카 박철완 상무 측의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있다. 각각 '주당 4200원 배당 및 배터리·바이오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주당 1만1000원 파격 배당' 안건을 내걸었다.

금호석유화학에서 박찬구 회장(6.69%)과 아들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의 지분은 총 14.84%다. 박철완 상무는 10.0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 8.16%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기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박찬구 회장 측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하면서 표심은 박 회장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주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배당안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박철완 상무 안건에 더 많은 찬성 권고를 내면서 주총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게 됐다.

글래스루이스는 박철완 상무가 제시한 △배당안(보통주 주당 1만1000원)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 등에 찬성을 권고했다. 다만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사측 후보에 더 많은 찬성표를 던졌다.

박철완 상무는 여의도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며 막판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약 0.05%를 보유하고 있는 BNK자산운용은 박철완 상무 측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글래스루이스가 찬성 권고한 내용에 더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박철완 상무 안건에 찬성할 예정이다.

다른 기관 및 국민연금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철완 상무가 '파격 배당안'을 내걸면서 소액주주들은 박철완 상무를, 기관 투자자들은 경영 능력이 증명된 박찬구 회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의결권 자문사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이번주 국민연금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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