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로봇 기업 클리어패스에 500만달러(약 57억원)를 투자했다. 클리어패스는 로봇업계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고루 갖춘 회사로 평가받는다. 무인 자율주행 탐사로봇 ‘자칼’(사진), 최대 1500㎏의 짐을 실어나를 수 있는 ‘오토 1500’ 등이 클리어패스의 대표작이다. 이들 로봇은 터널 복원 작업, 물류 기지 등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 존 디어 등 글로벌 기업도 클리어패스의 고객이다.
클리어패스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로봇용 운영체제(ROS)를 직접 개발할 정도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ROS는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클리어패스는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윈도10에서 실행할 수 있는 ROS를 공동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ROS는 일반적으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데, 윈도용 ROS가 확산되면 기존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클리어패스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리어패스는 지난해 9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대표작인 사족보행 로봇개 ‘스폿’에 ROS를 공급했다. 스폿은 몸통에 각종 카메라, 라이더, 관성측정장치(이동하는 물체의 속도·방향·중력을 측정하는 장치) 등을 부착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여기에 처리 데이터 범위가 넓은 클리어패스의 ROS를 탑재해 로봇의 기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클리어패스는 물류로봇 사업 부문인 오토모터스를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물류창고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최근 로봇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미래에는 휴대폰 대신 로봇이 사람과 항상 동행하며 비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대차가 로봇산업에서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로봇 상용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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