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행복 수준을 악화시킨 주범은 경제 부진이다. 경제성장과 행복도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행복을 가늠하는 데 경제적 요인이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국가미래연구원 행복지수를 구성하는 34개 지표 중 경제 관련 요소 대부분이 크게 나빠졌다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카드사태(2004년 4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1분기) 때보다도 오히려 지표가 퇴보했다. 나랏빚과 가계빚이 늘고, 일자리는 줄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물가와 빈곤율은 껑충 뛰었다. 집값 급등만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 난국이다.
정부의 요란한 ‘K방역’ 자랑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대’의 국가 간 행복도 비교(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고개를 들기 어렵다. 방역 모범국인 뉴질랜드(9위), 대만(19위)이 안팎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은 것과 대비된다. 집단면역 시도로 논란이 됐던 스웨덴(6위), 코로나로 여전히 고전 중인 이탈리아(25위)와 브라질(41위)조차 우리보다 한참 위다.
과거 정부와의 비교는 물론 주요국과의 현 시점 비교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은 것은 국리민복(國利民福)과는 거리가 먼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에 네팔과 부탄을 여행한 뒤 “국민을 행복하게 못 하면, 정부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집권 후 정작 실행에 옮긴 것은 소득주도 성장 같은 ‘헛발 정책’과 적폐청산 구호를 앞세운 ‘갈등의 정치’뿐이었다. 경제·민생을 도외시하고,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식으로는 결코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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