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보육전문기관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교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보육을 맡은 아동들에 대한 혐오 표현이 담긴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 지방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는 자신이 돌보는 아동들에 대한 혐오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여러 차례 SNS에 게시했다. 그는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서 "패고 싶다"거나 '한남'이라는 남성 혐오표현까지 사용했다.
A씨는 "TV 보면 아동학대(가) 밥 먹을 때 일어난다. 이해 가더라"면서 "오늘 진짜 손 올라가는 거 참았다. 개패고 싶음 진심"이라고 썼다. 이어 "만 2세 한남XX. 오늘 밥 먹는데 계속 드러눕고"라고 했다. '한남'은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또 "우리반 애들 왜 이리 정떨어지지. 진심 '정뚝떨(정이 뚝 떨어졌다)'"이라며 "메이트가 자꾸 '우리반 애들 귀엽죠?' 이러는데 '하나도 안 귀여워요' 이럴 수도 없고"라고 덧붙였다.
A씨가 근무한 어린이집은 전국 280여개 직장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유명 보육전문 재단 소속이다. 이 재단은 여러 대기업이나 국가기관의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A씨가 쓴 글을 접한 또 다른 보육교사는 해당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재단에 민원을 제기했다.
재단 측은 A씨의 아동학대 여부 파악을 위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했으나 학대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소속 어린이집 원장과 상담한 뒤 지난 17일 퇴사했다. A씨는 이달 초 기간제 교사로 채용돼 업무에 투입된 지 3주가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단과 어린이집은 A씨에 대한 법적 고발도 검토했지만 학대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SNS에 쓴 글만으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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