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 성공…'K우주시대' 성큼

입력 2021-03-22 17:39   수정 2021-03-23 02:33

국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22일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예정대로 오후 3시7분(한국시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발사 약 64분 뒤 고도 484㎞에서 소유스 2.1a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이어 약 38분 뒤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발사 용역업체인 러시아 JSC 글라브코스모스는 당초 지난 20일 차세대중형위성 1호를 탑재한 소유스 2.1a를 발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종 점검 중 발사체 상단을 제어하는 전기지상지원장비의 급격한 전력 상승 문제를 감지해 발사를 연기했다. 발사체에는 차세대중형위성 1호를 포함해 위성 37기가 실려 있다. 국내 대학생(연세대·조선대)들이 개발한 큐브위성 3기, 일본의 소형인공위성 등 총 18개국이 발사를 의뢰한 위성들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고도 497.8㎞에서 한반도 등의 정밀 지상관측 영상을 제공하는 ‘국토위성’이다. 해상도 흑백 0.5m, 컬러 2.0m급 광학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는 이 위성을 국토·자원관리, 재해재난 대응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6개월간의 초기 운영 과정을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쓰인다. 2015년 3월 시작된 위성 개발에는 과기정통부 예산 1128억원, 국토부 예산 451억원 등 1579억원이 투입됐다.

이 위성은 중형급(500㎏) 위성 표준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고 국내 항공우주기업들이 참여해 개발한 첫 번째 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표준 플랫폼을 확보하면 위성을 자동차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듯 생산하는 게 가능해진다. 민간기업이 표준 플랫폼을 본체로 활용해 필요한 탑재체를 얹는 방식으로 위성을 제작할 수 있다. 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이번 개발 사업을 통해 탑재체 중 광검출기(CCD)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을 모두 국산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항우연 등이 쌓아온 첨단위성 설계·제작 기술을 민간기업으로 본격 이전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항우연은 1호 개발부터 국내 산업체와 공동 설계팀을 꾸려 기술을 전수했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설계와 제작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총괄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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