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사업인 해외 패키지여행 실적이 1년 째 전무한 상황에서 적자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2015년 4월 자유투어의 지분 79.81%를 63억원에 인수했다. 웹투어를 통해 중저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던 하나투어와 맞서기 위해서다. 당시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간판)와 온라인 직접판매(직판)가 모두 가능했던 자유투어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유투어 인수에 따른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오히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추가 자금만 들어갔다. 모두투어는 그동안 자유투어 경영 정상화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항공여행객판매대금 정산(BSP) 담보증액 연대보증 46억원, 긴급 운영자금 대여 30억원, 신주인수권부 사채(BW) 59억8000만원 등 150억원에 가까운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자유투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부터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132명이던 직원을 33명으로 줄였다. 대구와 부산, 광주 등 지점도 모두 폐쇄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청계천 인근 본사 사무실도 모두 비운 상태다. 여행사 측은 비용절감을 위해 재택근무 전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폐업으로 보고 있다. 항공권과 패키지여행으로 연 매출이 4000억~5000억원 수준인 자유투어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35억8000만원, 27억2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유투어 매각이 무산돼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모두투어가 입은 손해는 인수대금과 그동안 추가 투입한 전환사채 등을 포함해 최소 200억원이 넘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강점 중 하나인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항공권 판매 부문도 외형은 커 보이지만 수익면에서는 적자"라며 "사업모델과 영업망 등 경쟁력과 미래 성장가능성 등에서 특별히 차별화되거나 주목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어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인수에 들인 63억원을 회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 성사 여부를 떠나 자유투어를 매각하기로 한 모두투어 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최대 아킬레스건이자 애물단지이던 적자 투성이 자회사를 정리함으로서 모두투어가 경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자유투어 매각 결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본업 외 손실을 줄이는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모두투어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548억원, 영업적자 212억원. 2019년 2972억원이던 매출은 81.5% 급감했고 3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1018명 직원들은 다음달까지 유급휴직에 이어 오는 8월까지 무급휴직이 예정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158명이던 모두투어 직원은 지난해 연말까지 140명이 줄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매출이 전년 대비 80% 이상 줄었지만 4분기만 본업인 여행만 놓고 보면 적자 규모가 12억원으로 크지 않다"며 "현금성 자산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인건비, 마케팅비 등 고정비를 5분의 1 수준까지 줄여 현금 소멸에 비해 내부 통제가 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연말 공시 기준 모두투어의 현금성 자산은 779억원으로 1년 전 1586억원에 비해 50%가 줄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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