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으로 알고 입었던 육군 군복이 베트남산이었다.
우리나라 육군·공군의 일부 장병들은 베트남산 군복을 입고 병역의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공물품 조달에 참여한 일부 의류 납품업체들이 값싼 외국산을 수입해 국산으로 속여 납품했기 때문이다.
인천본부세관은 외국산 의류를 국산으로 속여 공공기관에 부정 납품한 9개 업체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업체들은 자체 생산해서 납품할 능력이 없었지만 직접생산을 조건으로 공공기관과 조달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주로 베트남과 중국에서 생산한 완제품 의류를 수입해 원산지 표시 상표를 제거(라벨갈이)하고 국산으로 재포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 국산의류는 군부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31곳에 총 158만점(납품금액 678억원)이 납품됐다. 이들 업체들은 자신들이 외국산 의류를 수입해 납품하면 수사기관에 쉽게 노출될 우려를 없애기 위해 제3의 국내업체를 통해 대신 수입하게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세관은 원산지 단속 일제 조사과정에서 중국산 산업용 방호복 4만7014점(시가 9000만원 상당)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려던 B업체의 라벨갈이 작업 현장도 적발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적발된 업체들의 부정납품 행위는 국내 중소기업의 조달납품 기회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세관은 이들 부정 납품 업체를 대외무역법 위반으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고, 조달청 등 공공조달 기관에 관련 정보를 통보했다.
조달청은 나라장터 등을 통해 입찰에 참여하거나 납품한 업자가 외국산을 국산으로 속인 사실이 밝혀지면 부정당업체로 지정해 일정기간 입찰참여 금지와 부당이익 환수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