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고객만족(CS)팀은 지난 9일 고객 조모씨로부터 가상자산 출금 한도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조씨는 출금 한도 상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부동산 대금 납부 목적으로 코빗에서 보유중인 4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다른 거래소로 옮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CS팀 담당자는 부동산 대금 납부 목적임에도 해당 고객이 원화가 아닌 가상자산으로 출금하려 한다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원화 입출금계좌가 이미 등록돼 있어 출금 한도 상향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그러자 조모씨는 말을 바꿔 "사실 극비로 누군가를 찾아야 할 일이 생겨서 가상자산으로만 출금해야 하고, 해당 건은 경찰청과도 연결돼 있어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코빗에서는 "해당 사유로는 한도 상향이 불가능하며, 경찰서에 문의해 영장번호 또는 공식 답변을 받아온다면 한도 상향 검토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가상자산 출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코빗의 확인 결과 한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검사를 사칭,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가상자산에 문제가 생겼으니 안전을 위해 다른 출금 주소로 옮겨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빗은 조씨가 코빗 CS팀에 보낸 감사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조모씨는 해당 이메일에서 "끝까지 출금제한 원칙을 고수한 코빗 덕분에 자신의 코인을 무사히 지킬 수 있었다"고 썼다. 코빗은 해당 보이스피싱범의 지갑 주소를 블랙리스트로 등록했고, 다른 거래소 관계자에게도 이를 공유했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코빗은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체계적인 자산 보호 시스템 도입과 함께 지속적인 내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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